송악산은 제주 서남부에 위치한 해안 오름으로, 드넓은 바다 전망과 일제 강점기 동굴진지, 해안산책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어우러진 장소입니다. 걷기 좋은 코스와 풍경으로 가족, 연인 여행자에게 추천됩니다.
송악산의 자연 지형과 분화구 풍경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송악산은 해발 104m의 낮은 오름이지만, 주변이 탁 트인 평야지대여서 오름 자체가 도드라져 보인다. 송악산은 ‘푸른 산’이라는 의미처럼 사계절 푸른 초지로 뒤덮여 있으며, 정상에는 오래된 분화구가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편하게 오를 수 있고, 산책하듯 정상까지 오르면 제주 바다와 산방산, 형제섬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전망이 펼쳐진다.
이곳은 전형적인 단성화산으로, 정상 분화구는 지름 약 500m에 달하며, 외곽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완만하게 이어진다. 내부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초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래된 화산 활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제주 남서쪽 해안의 풍경은 정말 압도적이다. 맑은 날에는 마라도와 가파도, 심지어는 전남 해안선까지도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시야가 넓다.
송악산은 특히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서쪽 수평선으로 해가 지는 장면은 분화구 능선 위에서 보면 더욱 아름다운데,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그리고 드넓은 초원이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낸다. 성산일출봉이 ‘일출 명소’라면, 송악산은 ‘일몰 명소’로 불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많은 사진가들과 여행자들이 노을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이유다.
송악산 해안산책로와 역사적 유적지
송악산의 또 다른 매력은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된 해안산책로다. 이 산책로는 송악산 남서쪽을 따라 나 있는 약 1.5km의 코스로, 평지와 나무 데크가 잘 정비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푸른 제주 바다와 깎아지른 절벽, 파도에 깎인 기암괴석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진다. 길 중간중간에는 전망대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바로 일제강점기 동굴진지다. 송악산은 과거 일본군이 미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만든 군사 요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으로, 해안 절벽 곳곳에 인공적으로 파낸 동굴벙커가 여러 개 보인다. 이 유적지는 제주 4·3과 함께 일제 침탈의 아픔을 보여주는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며,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기억과 사색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송악산 해안산책로 주변에는 해녀들이 바닷가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포인트도 있으며, 마라도 행 배를 탈 수 있는 송악산 선착장도 근처에 위치해 있다. 이 덕분에 송악산 방문 후 마라도 반나절 여행을 연계하는 여행자도 많다. 걷기 좋은 길, 아름다운 풍경, 역사적 의미까지 갖춘 송악산 해안산책로는 제주 서쪽 여행 코스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송악산 방문 팁과 주변 여행 코스 추천
송악산은 비교적 낮은 오름이지만, 날씨에 따라 바람이 강하게 불 수 있으므로 바람막이 점퍼나 모자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해안산책로 구간은 햇볕을 가릴 곳이 적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자외선 차단제와 선글라스, 물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길 자체는 잘 정비되어 있어 운동화나 편한 복장만으로도 충분히 걸을 수 있다.
주차장은 송악산 입구에 넓게 마련되어 있으며, 입장료는 별도로 없다. 다만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관광버스와 차량이 많아 오전 시간대 방문을 추천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대정읍 하모리나 모슬포항에서 하차 후 택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송악산 등반과 해안산책로는 모두 2시간 이내로 소화 가능하기 때문에 당일 여행지로도 손색없다.
송악산 방문 전후에는 인근의 산방산, 용머리해안, 사계해변, 마라도 등을 함께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특히 사계해변에서 바라보는 송악산의 실루엣은 사진 찍기에 좋은 포인트이며, 산방산 탄산온천이나 제주 전통시장과의 연계 일정도 알찬 하루를 완성해준다. 송악산은 자연, 역사, 산책이 조화된 제주만의 독특한 여행지로, 조용히 제주 서쪽을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다.
가는 방법 및 주소
송악산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1136번 평화로를 따라 서쪽으로 주행한 후 대정읍 모슬포 방향으로 진입하면 송악산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제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55번 또는 750-1번 버스를 타고 ‘송악산입구’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이동.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산2-2